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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

하나의 일을 하고 그 일을 잘 해내는 도구가 필요하다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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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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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

19,707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Mike Loukides
역자 : 이재성
원문 : Do one thing…

“도구는 하나의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유닉스(UNIX) 철학이 사라진 것이 슬프다. 모든 일을 어설프게 하는 도구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보다 여러 작은 도구들을 연결하는 능력이 더 좋다.

유닉스 철학은 위대했지만, 웹의 시대에서는 살아남지 못했다. 게다가 그 철학을 대체하는 것도 없다. 대신에 모두 같은 일들을 어설프게 하는 것으로 수많은 도구들의 “집중 경향”이 생겨났다.

에버노트(Evernote)가 이 악화 현상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나는 한가지 어려움을 훌륭하게 해결해주었기 때문에 에버노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컨퍼런스나 모임에서 노트 필기를 하거나, 누군가의 연락처를 추가하거나 노트북에서 파일들을 내가 사용하는 다른 여러기기 (데스크탑, 타블렛, 휴대폰 등)에 보낼 때 사용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에버노트는 많은 기능을 추가했다. 내가 한번 사용해 볼 만한 어떤 기능들은 어설프게 동작했다. 차라리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다른 기능들을 보며 나는 감사했다. 나는 다른 사용자와 노트를 공유하려고 노력했지만, 공유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을 확신했다. 나는 문서에 들어있는 사진들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컨퍼런스에서 노트 필기를 할 때, 내가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것은 발표자와 같이 사진을 찍는 것이다. 토론 기능은 정말 필요 없다. 이미 어설픈 채팅 서비스가 너무 많이 있다. 그 대신 메일을 이용해서 공유된 노트에 대해서 토론할 수 있다. 물론, 문서가 아닌 노트이기 때문에 공유가 필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문서를 원했다면 문서를 작성하는데 좋은 간단한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 노트 필기를 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은 비슷하게 보여도 동일하지 않다. 에버노트에 메일을 저장하는 것도 필요 없다. 이메일을 완벽하게 저장하지 못하는 이메일 프로그램을 이제껏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클리핑 기능도 결코 원하는 기능이 아니다. “하나의 일을 잘 해내라”는 철학에서 보자면, 핀보드(Pinboard)가 링크들을 저장하는데 더 낫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에버노트 악담처럼 들리겠지만, 이 문제는 에버노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도구들이 서로 구별되지 않는 불분명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지메일(Gmail)은 꽤 좋은 웹기반 이메일 프로그램으로 스팸메일 제거에도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채팅을 하거나, 행아웃에 접속하거나, 캘린더로 연결하거나, 주소록에 이미지를 추가하거나 할 때에는 또 다른 엉망인 도구가 된다. 지메일은 항상 불분명한 메시지로 이해하는데 애를 먹게 한다. 구글 지도(Google Maps)는 음식점이나 관광 명소를 표시하기 전까지, 그리고 쓸데없는 사진들로 가득 차기 전까지는 매우 유용했다.

내가 사용하는 모든 도구에 대해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스카이프(Skype), 트위터(Twitter), 구글 문서(Google Docs), 플리커(Flickr) 등 모든 도구들이 결국 잘 해내는 일 없이, 모든 일들을 어설프게 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하다. 심지어 드롭박스(Dropbox)조차 그러는 것 같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당신의 프로그램에 이메일, 채팅, 사진 공유, 화상회의 기능을 추가하지 말라. 당신의 프로그램이 이메일 프로그램이거나, 채팅, 사진 공유, 또는 화상회의 서비스가 아니라면 말이다. 낸시 레이건(Nancy Reagan)이 한 것처럼 "싫다고 그냥 말해라(Just say No)."

불분명한 것으로 돌아가는 현상은, 제품 관리자의 과대망상적인 계획("이봐, 채팅 기능을 추가하면, 우린 아메리카 온라인(AOL)에서 점심을 먹게 될꺼야") 때문이 아니다. 유닉스에는 간단한 명령어들의 연쇄(chain)를 통해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쉽게 해주는 파이프(pipe) 기능을 가지고 있다. 웹에서는 아무도 당신이 무엇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인지 알 지 못하는 데다가, 파이프 기능도 없다. 한 웹 프로그램을 다른 웹 프로그램과 연결하는 좋은 방법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단일화되어가고 있다. 단일화된 프로그램 세계에서는 모든 사람이 그들만의 정원을 가지길 원한다. 때문에 그 정원에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정원에도 있는 기능을 모두 가지게 된다.

지금까지의 묘사에서 어떤 점이 잘못되어 있는가? 왜 이메일 내용을 다른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연결할 수 없는가? 구글 문서는 잘 공유할 수 있는데, 왜 내 에버노트의 노트를 구글 문서에 파이프 연결할 수는 없는가? 아마도 에버노트는 이 거래에서 잃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러나 그 반대상황이다. 에버노트는 이미 내게 문서 공유를 하지 않도록 확신시켰다. 난 공유 목적으로 노트 필기를 한다면 처음부터 구글 문서를 사용할 것이다. API를 제공하는 웹서비스들이 있는데, 왜 그것을 사용하지 못할까? IFTTT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말이다. 다만 IFTTT는 사용하는데 있어서, 너무 계획적이고 형식적이라는 매우 큰 약점을 가지고 있다. 유닉스 터미널에서처럼 "이것을 grep(특정 문자열 패턴을 검색)해서, sed(문자열을 인식, 변환)해서, wc(단어 개수 세기)해서 결과를 내보자."라고 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유닉스는 일회용 프로그램에 매우 유용한 환경이다. 웹은 그렇지 못하고, 그럴 수도 없다. 웹브라우저에서 표 하나를 스프레드시트, 구글 문서 또는 텍스트 파일로 힘들지 않게 연결할 수 있는 도구를 처음으로 만드는 사람은 나의 영웅이 될 것이다.

울타리가 쳐진 다른 사람의 정원은 나에겐 필요 없다. 나는 울타리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다. 그곳은 궁전이 아니라 그저 집이다. 모든 일을 평범하게 해서, 다른 것들과 별 차이 없는 도구는 필요 없다. 하나의 일을 하고, 그 일을 잘 해내는 도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도구는 보다 강력한 도구들을 만드는데 다른 도구와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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